세계 3대 골프용품 시장 한국을 두고 일본, 미국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_류시환
세계 3대 골프용품 시장 한국을 두고 일본, 미국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_류시환

우리나라 골프용품 시장은 세계 3위 규모로 평가된다. 미국, 일본 다음으로 크다. 골프용품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미국과 일본 브랜드이다. 2010년 이전에는 일본 브랜드, 이후에는 미국 브랜드가 주도한다.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가 바뀐 건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리나라 골퍼에게는 일본 클럽이 맞다는 인식이 퇴색했다. 사진_픽사베이
우리나라 골퍼에게는 일본 클럽이 맞다는 인식이 퇴색했다. 사진_픽사베이

한국인 체형에는 일본 클럽이? 

2010년 이전 우리나라 골프용품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주도했다. 클럽 시장에서 인기를 발판 삼아 용품 시장 전체를 쥐락펴락했다. 일본 브랜드가 인기를 끈 것은 ‘한국인 체형에 적합한 클럽’이라는 인식이 작용했다. 

당시 미국 브랜드는 미국 스펙, 아시안 스펙으로 구분돼 출시했다. 아시안 스펙이 조금 더 짧고, 가볍고, 샤프트가 유연했다. 한마디로 약하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일본 브랜드보다 강하다는, 한국인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 

피팅이 보급된 것도 미국 브랜드 선호도를 높였다. 사진_류시환
피팅이 보급된 것도 미국 브랜드 선호도를 높였다. 사진_류시환

반면 일본 브랜드는 아시아 골퍼의 체형, 스윙에 맞춰 제작된다고 인식됐다. 미국 브랜드보다 치기 쉽고, 편하다고 여겼다. 이런 인식 때문에 일본 스펙, 한국 스펙을 구분할 필요가 없었는데 한국 전용 클럽을 출시해 호응을 얻는 브랜드도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한국인의 체형이 점차 커졌고, 많은 연습량이 좀 더 강한 스펙을 찾게 했다. 오히려 일본 스펙은 약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미국 브랜드들이 골퍼의 체형에 클럽을 맞춰주는 피팅을 빠르게 도입한 것도 주효했다.

일본의 단조 아이언이 인기였는데 미국 브랜드도 단조 아이언을 잘만들고 있다. 사진_류시환
일본의 단조 아이언이 인기였는데 미국 브랜드도 단조 아이언을 잘만들고 있다. 사진_류시환

취향 저격

미국 브랜드는 우드, 일본 브랜드는 아이언을 잘 만든다고 평가됐다. 우리나라 골퍼는 유독 단조 아이언을 선호했는데 일본 브랜드의 기술력이 우수하다고 했다. 실제로 일본 브랜드는 단조 머슬백 아이언을 잘 만들었다. 저렴한 생산비, 효율성을 따져 주조 캐비티백 아이언을 주력으로 만들던 미국 브랜드가 밀렸다. 

미국 브랜드는 한국 골퍼의 인식 전환에 힘썼다. 더 쉽고 편하게 칠 수 있고, 저렴한 주조 캐비티백 아이언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인식의 전환은 쉽지 않았다. 시장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미국 브랜드가 전략을 바꿨다. 한국 골퍼의 취향을 고려해서 단조 아이언 제작에 힘썼다. 일본 브랜드와 협업으로 기술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미국 브랜드 아이언 선호도가 상승했다.

아이언과 달리 우드는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뒤이어 아이언까지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전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게 됐다.

골프가 대중화되며 가성비가 중요해졌다. 사진_픽사베이
골프가 대중화되며 가성비가 중요해졌다. 사진_픽사베이

비싸서 고급? 가성비가 최고!

일본 브랜드가 미국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비쌌다. 골프는 미국에서는 대중 스포츠,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고급 스포츠로 분류됐다. 골프를 향한 인식만큼 비용도 차이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미국 브랜드는 저렴하고, 일본 브랜드는 비쌌다.

가격의 차이는 품질로 평가됐다. 저렴한 미국 브랜드보다 비싼 일본 브랜드가 우수하다고 인식했다. 지금도 프리미엄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주도한다. 가성비에 초점을 맞춰 출발한 미국 브랜드와 차별된 시장이다. PXG가 미국 브랜드로는 드물게 프리미엄 전략을 써서 호응을 얻었지만 장기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가격에서 오는 브랜드 이미지 차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퇴색됐다. 우리나라도 골프가 대중화에 접어들며 가성비가 중요한 변별력이 됐다. 특히 USGA, R&A의 골프클럽, 골프볼 성능 제한 속에서 성능이 상향평준화인 것도 영향이 있다. 비슷한 성능이라면 저렴한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골프용품 시장 주도권은 미국 브랜드가 잡고 있다. 사진_픽사베이
우리나라 골프용품 시장 주도권은 미국 브랜드가 잡고 있다. 사진_픽사베이

“미국 브랜드 주도 속 양극화 심화할 것”

앞으로 우리나라 골프용품 시장은 미국 브랜드의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소량 생산, 고품격에 초점을 맞춘 일본 브랜드 대다수가 경쟁력을 잃었다. 마제스티골프, 미즈노, 브리지스톤골프, 야마하골프, 혼마골프 등 일부 메이저 브랜드만 돋보인다. 장기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메이저 브랜드가 전체 시장을 이끌어가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류시환 기자 soonsoo8790@nate.com

저작권자 © 골프이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