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호도,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판매량 증대 이끌어

본격적인 골프 시즌을 맞으며 골프볼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_픽사베이
본격적인 골프 시즌을 맞으며 골프볼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_픽사베이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는 2022년으로 끝났다. 2023년부터 2~3년 동안 골프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다. 전례 없는 호황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침체라고 느끼게 한다. <골프이슈>는 우리나라 주요 거점 골프숍 정보를 종합해서 최근 골프 시장의 흐름을 분석했다. 골프 시장을 읽을 수 있는 골프클럽, 골프볼 시장분석에 이어 뒷이야기를 차례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1분기 골프볼 시장은 겨울 비수기 특유의 모습을 보였다. 코스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골프볼 판매량이 많지 않다. 해외 골프 여행, 3월로 향하며 늘어나는 라운드 횟수가 판매량을 늘린다. 실제로 3월 들어 골프볼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골프숍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세계 골프볼 시장은 타이틀리스트가 주도한다.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독주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스릭슨, 브리지스톤골프, 볼빅 등 여러 브랜드가 도전했고 오늘도 도전을 이어가지만 독주체제가 굳건하다. 다만 2010년 전후 70% 이상이던 시장 점유율이 서서히 하락한다는 게 변화라면 변화이다.

골프볼 시장은 타이틀리스트 독주체제이다. 사진_타이틀리스트
골프볼 시장은 타이틀리스트 독주체제이다. 사진_타이틀리스트

타이틀리스트가 시장 주도

2024년 1분기 우리나라 골프볼 시장은 어떨까. 어떤 브랜드가 시장 주도권을 잡고, 존재감을 드러낼까. 이 물음에서 첫 번째 등장하는 브랜드는 역시 타이틀리스트이다. 우리나라 주요 거점 골프숍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한 결과이다. 타이틀리스트는 10개 중 5~6개 판매될 정도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타이틀리스트는 2년 주기 홀수 해 1월에 신제품을 선보인다. Pro V1과 V1x가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한 주력 모델이다. 다른 모델은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같은 라인에 AVX가 있는데 V1, V1x처럼 압도적이지 않다. 선수들을 위해 별도로 제작되던 Pro V1 레프트 대시 모델도 출시되는데 AVX와 다르지 않다.

중저가 모델 투어 소프트, 벨로시티, 투어 필 등도 타이틀리스트 브랜드 인지도에 맞는 판매고를 올리지 못한다. ‘타이틀리스트=Pro V1’이라는 공식을 깨뜨리는 게 타이틀리스트의 숙원인데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테일러메이드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사진_테일러메이드
최근 테일러메이드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사진_테일러메이드

테일러메이드의 상승세

테일러메이드는 우드 대표 브랜드였다. 드라이버, 페어웨이 우드,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런데 아이언, 웨지, 퍼터에 이어 골프볼까지 영향력을 높여가는 분위기이다. 세계적인 선수 로리 매킬로이, 더스틴 존슨 등 선수들을 앞세운 선수 마케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테일러메이드는 메이저 브랜드 유일의 ‘5피스 골프볼’ 출시라는 프리미엄도 안고 있다. 골프볼의 다중구조는 품질을 가늠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10여 년 전에는 다중구조가 많을수록 좋은 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지금은 아닌데 여전히 옛 인식에 갇힌 골퍼가 많다. 그만큼 5피스 테일러메이드 골프볼이 우수하다고 여긴다.

실제로 우수한 성능도 테일러메이드의 상승세에 영향을 미친다. 현대 골프클럽처럼 골프볼의 성능도 상향평준화하고 있다. USGA, R&A의 규제 속에서 획기적인 성능 향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테일러메이드는 골퍼들이 경험 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

테일러메이드가 골프볼 시장에서 상승세인 것은 영업 전략도 영향이 있다. 골프숍 관계자들은 테일러메이드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 특히 마진을 높여주는 물량 공급에 만족하는 분위기이다. 골프숍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물량을 지원해주고, 골퍼에게 추천했을 때 성능 만족도가 더해지면서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신제품 출시 2년 차를 맞은 스릭슨이 주춤하다. 사진_스릭슨
신제품 출시 2년 차를 맞은 스릭슨이 주춤하다. 사진_스릭슨

신제품 2년 차 스릭슨 주춤

스릭슨은 타이틀리스트와 경쟁을 치열하게 하는 골프볼 브랜드이다. 같은 주기, 비슷한 때(홀수 해 1분기) 신제품을 출시한다. 정면 경쟁을 피하지 않는 신제품 출시 전략이다.

스릭슨은 꾸준히 골프볼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도전했다. 한때 “챔피언은 바뀐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쳤다. 공격적인 전략을 꾸준히 펼치지 못해서 반짝 호응으로 그친 것이 아쉽다. 이후 재정비하고 다시 골프볼 시장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KPGA 코리안투어를 비롯해서 2부, 시니어 투어까지 적극적인 선수 지원 활동을 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스릭슨의 상승세는 신제품 출시 2년 차를 맞아 주춤한 분위기이다. 반전을 위해 두 가지 컬러를 섞은 반반볼을 내세웠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것을 회상하며 다시 반반볼 마케팅을 시작했다. 하지만 1분기 골프볼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주춤하다는 평가이다. 본격적인 골프 시즌을 맞아 어떻게 호응을 이끌 것인지 주목된다.

볼빅은 경영, 유통 등 체제 정비 후 다시 시장에 도전한다. 사진_볼빅
볼빅은 경영, 유통 등 체제 정비 후 다시 시장에 도전한다. 사진_볼빅

재정비 후 다시 걷는 볼빅

우리나라 브랜드 볼빅은 골프볼 시장에 컬러볼 신드롬을 일으켰다. 한때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가격 질서가 무너진 것, 컬러볼 이외에 화이트볼 부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 등으로 추진력이 약해졌다.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는 등 재정비한 볼빅은 다시 성장을 위해 도전한다. 강세인 컬러볼, 가성비 골프볼 부문에서 힘을 내며 영향력을 높여간다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무너졌던 유통 시장 기반을 다시 탄탄하게 구축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골프숍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캘러웨이 골프볼은 우수한 기술력, 높은 브랜드 파워에 준하는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_캘러웨이
캘러웨이 골프볼은 우수한 기술력, 높은 브랜드 파워에 준하는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_캘러웨이

아쉬운 캘러웨이

타이틀리스트가 주도하고 테일러메이드가 반짝하는 골프볼 시장에서 힘을 잃어가는 게 캘러웨이이다. 캘러웨이는 타이틀리스트 독주체제일 때 2인자 자리를 지킨 브랜드였다. 그런데 코로나19 엔데믹 후 골프볼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간다.

골프숍 관계자들은 캘러웨이의 골프볼을 두고 아쉽다는 평가이다. 우수한 제품력을 갖췄지만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할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골프숍에서 밀어주는 브랜드”에 끼지 못한 까닭이다. 골프숍 입장에서는 비슷한 성능, 브랜드 인지도라면 마진이 많은 것을 소비자에게 추천한다. 테일러메이드가 이 점에서 강세라면 캘러웨이는 약세인 상황이다.

브리지스톤골프는 브라이슨 디샘보가 빠졌지만 타이거 우즈라는 확실한 흥행 카드를 쥐고 있다. 사진_브리지스톤골프
브리지스톤골프는 브라이슨 디샘보가 빠졌지만 타이거 우즈라는 확실한 흥행 카드를 쥐고 있다. 사진_브리지스톤골프

타이거 우즈에 기대는 브리지스톤골프

브리지스톤골프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라는 확실한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사용한다는 점, 한국어로 “브리지스톤골프볼 좋아요”를 외친 광고의 파급효과가 상당했다. 실제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는 원동력이었다.

상승세를 타던 브리지스톤골프는 지난해 하반기 접어들며 힘이 빠졌다는 평가이다. 타이거 우즈와 브라이슨 디샘보라는 2명의 스타가 Tour B XS, X를 상징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런데 디샘보가 다른 골프볼을 사용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물량 조절을 한 것도 영향이 있다. 올해 1분기 말 신제품이 나오면서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기대된다.

가성비가 매력적인 로스트볼은 여전히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인다. 사진_픽사베이
가성비가 매력적인 로스트볼은 여전히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인다. 사진_픽사베이

로스트볼을 이길 수 없을까

우리나라 골프볼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로스트볼이다. 중고 로스트볼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매출로는 시장 점유율이 15% 전후인데 물량으로 따지면 30~40%의 시장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골프숍은 새볼도 팔지만 로스트볼도 판매를 한다. 수년 사이 골프를 시작한 초보 골퍼들은 새볼보다 저렴한 로스트볼 선호도가 높다. 깨끗한 외관을 가진 로스트볼은 성능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앞으로도 변함없는 존재감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류시환 기자 soonsoo8790@nate.com

저작권자 © 골프이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